새학기 한 달, 우리 아이 '친구 굳히기' 시기를 지켜보며
개학하고 정신없이 한 달이 지나고 나면, 교실 분위기도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나는 시기가 옵니다. 요즘이 딱 아이들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관계 굳히기’가 들어가는 때인 것 같아요. 이맘때면 누구랑 친하게 지낼지 마음의 결정이 내려지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불거지기도 하죠.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 학년에 따라 친구 사귀는 모습이 참 다르다는 게 눈에 보여요. 1, 2학년 때는 그냥 다 같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잘 지내는 것 같더라고요. 친한 그룹이 있어도 방과 후 수업이나 활동에 따라 금방 바뀌기도 하고, 옆 반 친구에게도 관심이 참 많죠. 그런데 3, 4학년만 되어도 그 숫자가 확 줄어들면서 끼리끼리 모이는 소그룹 문화가 생기더라고요. 5학년쯤 되면 생각이랑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 두세 명이랑만 딱 붙어 다니기 시작하고요.
홀수 그룹이 주는 미묘한 긴장감과 갈등
문제는 이 그룹 인원이 홀수일 때 꼭 생기는 것 같아요. 짝수가 안 맞으면 누군가 한 명은 소외되기 쉬운 구조라 갈등이 자주 일어나죠. 우리 큰아이 4학년 때가 딱 그랬어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 5명 중에 3명이 같은 반이 돼서 참 좋아했는데, 첫 한 달 정도는 잘 지내나 싶더니 정말 사소한 ‘지우개 문제’ 하나로 사이가 확 틀어지고 말았거든요.
그때 상황을 보니 친구 A가 외동으로 자라서 그런지 유독 소유욕이 좀 강한 편이었어요. 친구 B를 자기 말고는 아무하고도 못 친하게 하려는 바람에 우리 아이만 중간에서 쏙 빠지게 된 거죠. 아이가 학교 다녀오면 혼자 상처받고 외로워하는 모습을 보는데, 엄마 마음은 정말 타들어 가더라고요. 당장이라도 가서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습니다.
엄마가 직접 나서기보다 학교 시스템을 믿기로 한 이유
아이가 힘들어할 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직접 개입해서 상대방 엄마랑 싸우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주변을 보면 엄마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려다가 아이들 싸움이 엄마 싸움으로 번지고, 결국 집안싸움까지 가는 경우를 몇 번 봤거든요. 아이들은 나중에 금방 화해할 수도 있는데, 어른들이 개입하면 일이 너무 커져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담임 선생님과 상담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이게 결론적으로는 가장 지혜로운 해결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이 학교 안에서 상황을 살펴봐 주시는 동안, 다행히 B친구도 A의 과도한 소유욕에 지치기 시작했고, 우리 아이에 대한 오해도 풀리면서 결국 두 아이가 다시 단짝이 되었거든요. 아이 스스로 갈등을 겪고 회복하는 법을 배운 셈이죠.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저의 어린 시절도 다시 한번 떠올려보게 됐어요. ‘나도 그때 그 친구랑 왜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을까?’ 하고 말이죠.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고, 오해를 풀고, 다시 친해지는 모든 과정이 결국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소중한 훈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우리 아이가 친구 문제로 조금 힘들어하고 있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불안한 참견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묵묵히 들어주는 귀, 그리고 필요할 때 학교의 도움을 받는 지혜가 있다면 아이는 반드시 자신만의 건강한 친구 관계를 만들어낼 거예요. 오늘 저녁에는 아이에게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지내는 거 힘들지 않니? 엄마가 항상 네 편이야"라고 따뜻하게 한마디 건네주시는 건 어떨까요?
💙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
👉 새학기 친구관계 ( 이름외우기, 공유 물건, 긍정반응 )
👉 아이 사회성 발달 ( 또래관계, 문제해결력, 가정교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