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기말고사 후 오답정리, 점수보다 먼저 봐야 할 실수 체크법
시험이 끝나면 아이도 부모도 가장 먼저 점수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시험지를 하나씩 자세히 들여다보면, 점수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가 어떤 문제를, 어떤 이유로 틀렸는지 입니다. 특히 아는 문제를 실수로 틀린 경우라면 "다음엔 조심하자"라는 말로 그냥 넘기기보다, 오답정리를 통해 아이의 시험 습관을 한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둘째 아이의 첫 기말고사를 겪으면서 이 부분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매일 시험지를 들고 오는 아이의 실망한 표정
둘째 아이의 첫 기말고사 기간이 끝나고, 매일 시험지를 들고 오는 아이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걸 지켜봤습니다. 언니가 중학교에 올라가서 시험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어떻게 잔소리하고 또 칭찬했는지를 곁에서 지켜봐 온 둘째는 나름대로 야무지게 첫 기말고사를 준비했습니다. 첫째의 공부 습관을 잘 잡아두면 둘째는 눈치껏 따라온다는 말을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중학생 아이들의 공부 거부에 대한 고민들은 여기에 정리 해 두었으니 참고하세요. 👉 중학생 자녀 공부 거부 (성취감, 황금률, 보상체계)
그런데 문제는 시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3~4일간 이어진 시험 기간 동안 하루하루 받아오는 시험지마다 아이는 유독 실망한 얼굴을 했습니다. 채점된 문제를 들여다보니, 분명히 아이가 아는 내용이고 풀 수 있는 문제인데 꼭 한두 개씩 틀려 있었습니다. 아이는 실수라며 너무 아쉬워 했지만 단순한 실수로만 넘길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아는 문제를 틀리는 이유, 자세히 들여다보니
예를 들면 이런식이었습니다. 정답을 두개 이상 고르시오인데 제일 처음 보이는 정답만 골랐다거나, ~이 아닌것을 고르시오 인데 맞는걸 골랐거나 하는 식이었습니다. 또 A가 가지게 된 금액의 식과 답, B가 가지게 된 금액의 식과 답을 쓰고 그 차이를 계산해서 써라 인데 그 두 차이까지 풀어서 써야 할 답을 각각의 식과 답만 쓰고 끝나 버린 경우 등 이었습니다.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거나, 문제를 읽으면서도 그 문제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풀었기 때문이었죠.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나면 학기도 마무리되고 학교 진도도 거의 끝나 방학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됩니다. 아이들 대부분이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어수선해지거나 긴장이 풀려 붕 뜨기 쉬운 시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아이와 함께 기말고사 전체 시험지를 펼쳐놓고 오답노트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오답노트를 만들며 발견한 진짜 문제
오답노트를 만들면서 아이가 틀린 부분을 하나씩 짚어보니, 헷갈렸거나 개념이 부족해서 틀린 부분도 물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띈 건 문제를 끝까지 제대로 읽지 않거나 덤벙거려서 놓친 부분이었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개념을 정확히 잡아두어도,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거나 무엇을 묻는지 파악하지 못하면 결국 틀리게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답노트를 쓸 때 답만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를 아예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옮겨 적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옮겨 적은 문제를 다시 처음부터 풀어보게 했습니다. 이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게 느껴지도록 일부러 그렇게 하도록 했습니다. 문제를 옮겨 적으면서 자연스럽게 문제를 끝까지 읽고 파악하는 연습이 되고, 동시에 이 귀찮은 과정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다음 시험부터는 문제를 얼렁뚱땅 읽지 않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점수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시험이 끝나면 부모도 아이도 가장 먼저 점수를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점수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다는 걸 다시 배웠습니다. 바로 어떤 유형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실수가 개념의 문제인지 아니면 문제를 읽는 습관의 문제인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특히 중학교 첫 시험에서는 이 구분이 더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문제 자체가 조건이 많아지고 서술형 비중도 높아지기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이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개념은 알지만 실수로 틀리는 아이라면, 오답노트를 답 중심이 아니라 문제 중심으로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문제를 그대로 옮겨 적고 다시 풀어보는 이 단순한 과정이, 다음 시험에서는 훨씬 차분하게 문제를 마주하는 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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